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물 관리 방안

글. 구 자 용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

포스트 코로나 시대

COVID-19(COrona VIrus Disease 2019, 이하 코로나19)로 명명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온 지구가 공포에 떨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나라는 정부, 의료 종사자, 일반 시민 등 모든 국민의 노력으로 코로나 감염환자의 급격한 증가 추이를 막아내어 “K-방역”이라는 신조어로서 전 세계 외신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감염환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코로나 제로, 코로나 종식 선언은 아직 손에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증은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와 같이 우리의 일상 생활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는 단순히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여행업, 운송업 등 전염을 유발할 수 있는 이동이 수반되는 업종은 물론이고 인력을 근본으로 하는 산업계 전반에 걸쳐 상당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하기 이전을 BC(Before Corona)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이후를 AC(After Corona)로 지칭한다고 한다. 그리고 AC(After Corona, 코로나 사태 이후) 시대는, 사람 간 대면으로 이루어졌던 사회적 활동이 재택근무, 온라인수업, 화상회의 등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된, 이전에는 비정상적이었던 것으로 보였던 현상이 점차 표준화되어 가는 것을 의미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로 불리기도 한다.

코로나 사태가 바꾸고 있는 물 관리

코로나 사태는 우리 물 관리 분야에도 상당한 파급을 주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사용할 물을 만들고, 사용한 물을 처리해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는 상하수도는 인간의 동맥, 정맥과 같은 생명줄(Lifeline)로서, 기본적인 인간 생활과 산업에 필수적인 기초시설이며 매일 24시간 내내 지속해서 운영되어야 한다. 취수, 도수, 정수, 송수, 배수, 급수 등 상수도 모든 과정과 하수 발생, 배수 설비, 하수관거를 통한 이송, 하수처리, 재이용 및 방류 등 하수도 모든 과정에서는 시설의 규모 등에 따라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설이 있지만 반드시 전문인력에 의한 유인 운영이 필요한 시설이 존재한다.
코로나 사태의 핵심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사람 간 바이러스의 전파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하수도시설 등과 같은 물 관리 시설을 운영하는 인력은 모두 집단 감염에 잠재적 위험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집단 인력에 의해 운영돼야 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운영인력의 이탈을 대비하는 원격 제어 시스템과 필요하면 무인으로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과 같은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우리 사회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것이기에 현재 코로나 때문에 긴급하게 마련한 대응 방안들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라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의견에 기재된 모든 명제는 참이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우리 사회는 다시 코로나가 발생하기 이전의 정상 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 때문에 준비한 대응 방안들은 계획수립부터 실행까지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들이므로, 전적으로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필자는 코로나 사태로 긴급하게 도입한 새로운 기술들이, 현재는 운영인력 이탈에 대비해 급하게 만든 미봉책에 불과할지라도, 앞으로 우리 물 관리 시스템에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Smart Water System] Smart Service : 빅데이터 제공, 쌍방향데이터공유, 소비자 요구사항 반영, 인터넷 및 스마트폰 정보공개시스템 / Smart Device : 실시간 스마트 계측 설비, 양방향 감시·제어통신장치, 로봇기술 및 진단·평가장비 / Smart Solution : 정수 및 하수처리공정 감시·제어시스템, 상하수도관망운영관리통합시스템, 에너지/위기관리시스템, 수도시설 유지관리시스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스마트 물 관리

코로나 사태로 많은 물 관리 인력의 활동이 제한될 수 있음을 고려해, 최신 정보통신기술(IC 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을 응용해 원격으로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들이 다양하게 개발 및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모두 스마트 물 관리의 요소 기술들인 Smart devices, Smart solutions, Smart services라고 할 수 있다.
Smart device의 대표적인 예로는 스마트 미터, 원격 제어 밸브, 관말 자동드레인(자동 퇴수) 장치 등을 들 수 있다. 스마트 미터는 자동으로 매시간물 사용량 체크가 가능하게 하는 장치로서, 매달 검침원이 모든 집을 방문해 물 사용량을 검침하며 검침원과 일반시민 사이의 대면접촉 가능성이 컸던 것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기술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 미터는 야간최소유량 사용 시간대에 별도의 시험 없이 옥내 누수를 탐지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원격 제어 밸브와 자동으로 수질을 분석해 관말의 정체수를 배제해주는 자동드레인 장치 역시 운영관리 인력의 이탈에도 원활하게 상수도 관망 내 시설물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만드는, 즉, 사람이 직접 해당 장소로 이동해야 했던 것에서 사무실 또는 격리장소에 앉아서 시설물을 제어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들이다.
해외 선진 물 기업인 Veolia, Suez, TaKaDu는 앞다퉈 상하수도 최적 운영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시스템에 탑재된 기술들이 바로 Smart solutions라 할 수 있다. Smart solutions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기술들, 정수처리시설·하수처리시설 자동제어, 수요관리 최적화, 에너지 최적화, 시설물 자산관리 등은 우리는 기존 관리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운영 방법의 한계를 넘어서 최적화된 답을 갖고 물 관리 시스템을 운영 관리할 수 있게 만들어줄 것이다. 경험 있는 운영인력의 이탈에도 시스템 운영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Smart Solutions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단순히 코로나 사태 이후의 시대가 아니라, 새로운 정상이 만들어지는 뉴노멀 시대로 만들어주는 기술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언젠가부터 길거리에 우리 동네 수돗물 수질, 하천 수질 등을 알려주는 전광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안심하고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전광판은 앞서 이야기한 Smart Device, Smart Solution이 종합된 Smart Service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사람들 사이의 정보공유가 줄어들게 되어, 개개인에게 내재한 불안감은 증폭될 수 있다. 상하수도사업자들이 최신 기술을 이용하여 정보를 공개하고 소비자와 온라인으로 직접 소통하며 요구사항에 대응한다면, 소비자들이 가진 불안감을 해소하게 해주며 상하수도 사업자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길이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되도록 대면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다면 다시금 대면접촉을 통해 그간 온라인으로만 이루어왔던 대화를 이어가는 날이 올 것이다. 다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운영관리 인력이 이탈할 것을 대비해 만들어놓은 각종 온라인 대비책은 그대로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발전시키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스마트 물 관리를 구현할 수 있는 Smart Devices의 사용 폭을 확대하고, 스마트 물 관리라는 플랫폼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물 관리의 주요 요소 Devices와 Solutions를 개발 및 보급하기 위해 지속해서 연구개발을 지원한다면,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ICT를 고려했을 때 스마트 물 관리 관련 기술들은 단시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성장한 스마트 물관리 기술들은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원으로 거론되고 있는 물산업의 확대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막대한 국고를 투입해 Smart Devices를 설치해도, 연구개발사업으로 개발된 Smart Solutions가 있다고 하더라도, Smart Service를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없다면, 스마트 물 관리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와 같이 운영인력이 이탈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더더욱 전문화된 인력이 필요하다.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들이 전국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으며, 전문대학원의 설립 등도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된다고 했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라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이하였고 그 위기를 선도적인 기술의 개발과 도입을 통해 극복해나가고 있다.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은 우리를 한층 더 발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관·산·학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